* 우리집 가장이자 머슴이자 남편인 곰배령목수
외모는 눈도 작고 못생겼으며 성격은 독선적인 면이 많고, 재미라고는 손톱의 때 만큼도 없고,
지금의 마눌님이 아니었으면 아직까지 혼자 살았어야 할 사람이지만 지금까지 같이 살아준 마눌님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계속해서 나를 힘들게 한다.
남들은 어떻게든 정년 때까지 버티면서 살아남을려고 노력하는데, “직장생활 더하면 빨리 죽을 것 같다고”
칭얼거리다가 결국 50대 초에 그만두고 경제적으로 힘들게 하더니만 재재작년 초에는 “사업을 해서 돈 잘 벌면
민박 손님을 절반으로 줄여 받아서 편안하게 해주고, 매년 한달씩 해외여행 데리고 간다고” 꼬셔서 돈을 대줬더니
1년만에 투자금 다 까먹고 찔끔찔끔 계속 가져가더니만 급기야 작년 2월에 빈털터리가 되어 내려오고 말았다.
그런데도 정신 못차리고 “야생화·반딧불이 연구회”를 만들어서
반딧불이 인공증식을 해보겠다고 하질 않나, 자기한테 곁을 주지 않는다고 투정부리질 않나,
이젠 남편이 아닌 “징그럽게 말 안듣는 머슴”으로 생각하고 살아야 할 것 같다.
* 철부지 새침떼기 딸
외모는 다행히 아빠를 닮지 않고 날 닮아서 예쁘게 생긴 우리 딸.
맨날 여행갈 궁리만 하던 철없는 우리 딸이 드디어 결혼을 하는데,
술 친구이고, 여행 친구이면서 무한 사랑을 주던 딸을 시집보내는 남편이 결혼식 때 많이 울 것 같다.
* 의젓한 아들
누나를 앞서 재작년 봄에 예쁘고 마음씨 고운 처자와 결혼한,
나를 닮아 잘 생기고 정이 많고 배려심 많은 우리 아들.
지금처럼 건강하고 재미나게 잘 살길 바랄 뿐이다.
* 고메똥골 안주인 진동댁
일반적으로 여자가 예쁘게 생기고, 남자의 외모가 좀 빠지면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남자네가 돈이 좀 있다고 추측들을 한다. 우리 부부도 그렇게들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가진 것도, 물려받을 것도 없는 남자, 게다가 재미도 없고 자상하지도 않은 남자하고
왜 결혼했는지 정말.... 신랑 잘 만나서 고생을 해서 그런지 지금은 흰머리도 많고, 살도 붙고,
예전 같지 않아 속상도 하지만 긍정적으로 항상 웃으면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