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여행3

곰배령목수
2021-04-05
조회수 27

홈페이지에 올린 네팔여행기를 집사람이 읽어 보고 하는 말,

 일기를 옮겨 놓은 것도 아니고 뭘 그리 장황하게 썼어?

  나도 읽다가 말았는데 사람들이 지루해서 끝까지 읽어 보기나 하겠어?

  그리구 내 얼굴 올리지 말라고 했는데 왜 허락도 없이 올렸어?

  이렇게 면박을 받고 내가 한 말,

  여보! 당신 예쁘게 나와서 올렸어

  그리고 다음번엔 내용은 대충 축약하고 사진이나 올리고 마무리할께

  공주병 철부지 집사람 하는 말,

  내가 이쁘긴 하지!

  이쁜 여자 데꾸사는 당신 장가 정말 잘 간 줄 알아!

  이게 나와 집사람 사는 모습의 단편이다

  집사람의 면박에 기가 죽어 있던 참에 또,

 다른 일로 정신없이 바쁘다는 핑계를 대는 나의 게으름 탓에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가

  댓글을 좋게 달아주신 분들 때문에 다시 기운을 내서 여행기를 마저 쓴다

 

  아홉째날

ABC롯지에서 지금까지 산중에서 먹던 중 가장 비싼 블랙티와 레몬티 한 잔씩을 마시고,

내려올 땐 춥기도 했지만 기운이 돋는 건지 뛰다시피 하면서 빨리 내려왔다

MBC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혹시나 해서 처음으로 아이젠을 착용하고 짐을 꾸려 출발하였다

네팔 오기 전부터 왼쪽 무릅이 좋지 않아 내리막길엔 스틱으로 미리 받쳐주며 조심하면서 걷지만 그래도 오늘은 이렇게 가벼울 수가 없다

데우랄리를 지나서 우리보다 걷는 속도가 늦는 코리안 걸(그동안 한국 아가씨라고 표현했었다. 아가씨가 속된 표현은 아닌데, 내 스스로 웬지 내키지 않았지만 마땅한 표현이 없어 그렇게 썼는데 오늘은 갑자기 “술집 아가씨”라는 단어가 생각이 나서 아가씨 말고 “처자”로 할까 하다 어떤 책에서 본 기억이 있는 “코리안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을 만났다

우리가 도반에서 잘 예정이라고 하니 자기네도 그럴 예정이라고 한다

이따가 보자고 하고 코리안걸들을 추월해서 계속 걷다가 올라갈 때 전등도 안들어오고 사람이 만원이었던 히말라야 롯지에서 블랙티 한 잔을 마시는데 오늘도 사람이 많은 것이, 눈 때문에 제일 혜택을 본 롯지인 것 같다

도반에 도착해 우리가 선택한 롯지는 다행이 화장실이 공용이고 재래식 변기이지만 그래도 비교적 청결한 것이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는 계속해서 흐리고 진눈개비가 약간씩 내리다보니 몸도 으스스하고 추운데 식당에 들어가니 어떤 중국인 부부가 조그만 전기히터에 불을 쬐고 있다

나를 보더니 자리를 살짝 비키고 손 짓하면서 같이 불을 쬐자고 한다

말은 안 통하지만 몸과 마음으로 소통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 만난 대부분의 트래커들이 하나같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모습이 느껴진다

이 곳 히말라야 산에서처럼 내가 살아가는 일상에서도 이렇게 남을 배려하고 위하는 마음이

가득하다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상상해본다

나부터 반성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코리안걸들도 우리가 묵는 롯지로 왔다. 올라갈 때도 이곳에서 묵었다고 한다

저녁식사 후 긴긴 밤이 항상 고역인데 그녀들과 우리방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고

여행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우리나 그쪽이나 전망이 좋다는 오스트레일리안캠프에서 마지막으로 묵을 생각을 했었으나

양쪽 다 예정보다 하루 늦춰지다 보니 우리는 애들 만나는 일정 때문에 그녀들은 다음 비행일정 때문에 포기하고 그녀들은 간드룩에서 묵고 시웨이쪽에서 버스로 포카라까지 갈 예정이라 했고

우리는 란드룩에서 묵고 지프를 대절해서 포카라까지 갈 예정이라 했다

그녀들은 하고싶은 것, 먹고싶은 것은 해가면서 아낄 부분은 정말 짠순이처럼 아껴가며 여행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포카라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투워리스트 버스로 카트만두를 갈 예정인데 반해,

숙박비와 버스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야간에 로컬버스를 이용해서 갈 예정이라고 한다

난 생각도 못했었는데, 아무튼 한 수 배운다

우리도 결혼 초, 애들 어렸을 때 살림살이가 녹녹지 않았음에도 국내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음식 안 사먹고 잠은 텐트에서 자면서 비용을 아꼈기에 가능했었는데,

나도 매년 외국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가 영어공부, 두 번째가 그녀들 같은 마인드,

세 번째로 내 나름대로의 돈벌이를 만드는 일인 것 같다

지프 비용을 확인하고 같이 갈 수 있으면 같이 가자고 이야기 하고 포터를 통해 확인해 보니 45달러 란다

우리가 35달러, 그녀들 10달러 부담하라고 하니, 오케이 해서 같이 가기로 했다

 

열째날

아침을 가볍게 먹고 출발했는데 힘도 안들고 발걸음이 가볍다

밤부를 지나 시누아(2360)에 오니 길가 공터에서 어떤 꼬마가 한 남자의 조그만 네팔 악기에 맞춰서 춤을 추는데 음악도 정겹고 꼬마의 모습도 귀엽다

구경도 하면서 쉴겸 불랙티를 시켜 마시면서 보다가 포터에게 여기에서 왜 저러고 있나고 물으니 돈 때문이란다

내가 좀 둔한 모양이다

꼬마에게 50루피와 쵸코파이 2개를 손에 쥐어 주었다

포터에게 무슨 노래냐고 물어보니 히말라야 전통 노래란다

레썸피리리 레썸피리리 ~ ~ ~

내 핸드폰을 꺼내 손 짓하며 이 노래를 다운을 받는 방법을 물어보는데 잘 통하지가 않는다

배워보고, 불러보고 싶은 정겨운 노래인데 말이 안 통하니... 통역을 데꾸다닐 수도 없고

물론 내게 여유가 있다면 한국어 능통한 전문 가이드에 포터를 별도로 고용하면 되지만 그건 내게 사치이다

징그럽게도 계단이 많은 촘롱(2170)에서 점심 먹고 타우룽(2180), 지누단다(1780), 뉴브리지(1340) 거쳐 내려오는 동안

한국인 두 팀을 만났는데, 그중 젊은 부부팀은 가이드, 포터없이 둘이서만 왔는데 촘롱에서 푼힐로 간다는 것이 길을 잘못들어 반나절은 다시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또다른 수원에서 왔다는 모녀팀은 한국사람이 많다고 들었는데 우리를 처음 만났다며 엄청 반가와했다. 씩씩한 한국인들이다

란드룩은 트레커들을 위한 롯지만 있는게 아닌 촘롱 같은 마을인데 마을 어귀의 좁은 돌담길이 정겹기 그지없다

내가 진행하는 방향에서 마을 끝자락에 오니

어! 갑자기 산길이 아닌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나타났다

물론 일반 승용차는 안되고 지프나 다닐 수 있는 길이지만 얼마만에 보는 큰 길인가?

포터가 데리고 간 롯지는 2층으로 되어 있고 2층 바닥이 옥상바닥처럼 꽤나 넓은데다

전망이 한마디로 죽여줬다

안나푸르나에서의 마지막 밤은 란드룩에서 최고로 전망 좋은 롯지에서 자게 되었다

더군다나 화장실 딸린 방이 있어 그것을 얻었고, 더운 물까지 나온다고 한다

막상 옷 갈아입고 씻으려니 따뜻하진 않고 찬기만 가신정도이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산에서의 첫날 저녁 울레리 이후 처음으로 머리도 감고 면도도 하니 상쾌하기 그지없다

코리안걸들도 내일 지프를 같이 타야기에 포터끼리 이야기돼서 이곳으로 오기로 했단다

어두워지기 전에 그녀들도 도착해서 씻고 있는 동안,

어라! 코리안보이도 이곳에 와 있는게 아닌가?

다 같이 식사를 하면서 맥주와 작은 크기의 네팔 위스키도 시켰다

직업이 프로그래머인 코리안보이는 대학 때부터 많이 다녔다고 한다

이곳은 결혼할 여자친구가 권해서 오게 되었다 하고,

여자친구도 여행을 엄청 좋아한다 하고,

신혼여행은 아프리카 킬리만자로를 가겠다 하고

결혼 후 아기는 잠시 보류하고 3~4년 돈 모아서 둘이 세계여행도 하겠단다

멋쟁이 총각, 멋쟁이 아가씨들이다.

내가 못한 것을 행하는 그들이 또 젊음이 부럽기만 하다

5달러 추가에 코리안보이와 포터 2명을 추가하는 것으로 협의를 봐, 같이 지프로 동행키로 하였다

술이 약간 모지란 듯 싶었는데 코리안걸 수행 포터가 어디선가 버팔로 고기 무침과 네팔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술,

럭시를 얻어다 주었다

그녀들 말에 의하면  오늘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포터가 그렇게 잘할 수 없다고 칭찬이 대단하다

내 혼자 생각에 이 친구가 코리안걸의 미모에 빠져 특별히 잘하는거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해보았지만,

그래도 다시 네팔에 와서,  그땐 ABC가 아닌 안나푸르나 어라운드 코스를 가게 되면

“람” 이라고 하는 이 친구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안나푸르나의 마지막 밤을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의 별도 감상하고 편안히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열하루째날

지프에 올라 타 출발을 기다리는데 영 갈 생각을 안한다

귀여운 아이들이 교복을 이쁘게 입고 학교를 가기 위해 모였는데, 걔내들을 태우는 것 까지는

이해를 했는데 또다른 외국인팀까지 태운다

지프 금액을 협상한 우리 포터는 앞자리에 않은 내 옆으로 와서 앉으려 하고, 코리안걸 포터는 탈 곳이 없다

나도 포터한테 인상을 쓰고, 언니 코리안걸이 네팔인 관리자 같은 사람한테 영어로 막 따진다

차주는 돈 욕심에 대책없이 예약을 받고 네팔리언처럼 대충 꾸겨서 실고 가면 되지 않겠나 생각했던 것 같고,

운전기사와 또 다른 네팔인은 차주로부터 고용된 사람이라 권한이 없다

예약을 했던 우리 포터가 차주와 통화를 하고 해결이 되어 출발은 했지만,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되어

코리안보이와 걸에게 도움을 주려했던 것이 되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이네들의 생리를 몰랐던 내가 실수를 한 것이다

내가 태울 수 있는 인원을 그 쪽에 알릴 필요도 없이 무조건 기사 딸린 지프를 목적지까지

렌트하는데 얼마인가를 협상했어야 했다

포카라에 도착해 코리안보이와 걸은 레이크사이드에서 내려주고 우리는 댐사이드에 있는

숙소에 도착해서 포터에게 산에서 미리 주문했던 석청 1리터짜리 9개를 받기 위해 5시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샤워부터 하고 옷 갈아 입고 빨래거리를 세탁의뢰 했다

오늘중으로 가져오는거와 내일 아침에 가져오는게 비용이 다르단다

내일 아침 일찍 카트만두행 버스를 타야 하기에 지급으로 부탁을 했는데 생각보다 비용이 저렴했다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방에 들어가 짐 정리하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 만지작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포터로부터 석청을 전달 받고 저녁 같이 먹자고 하니 고맙긴 하니만 오늘은 식구들과 같이 먹겠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내일 아침 버스 타는 곳 까지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고마울 따름이다

저녁은 실패확률 없이 맛있는 걸 찾다보니 비프스테이크다

걸어서 레이크사이드로 스테이크 집을 찾아 가던 중 이웃 집에서 빌려온 스팻츠 지퍼가 고장이 나서, 하나 사기 위해 장비점엘 들렀는데 어라! 코리안걸이 그곳에 있는게 아닌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발서부터 배낭까지 거의 모든 장비를 그곳에서 빌렸고,

반환하러 와서 신발 밑창의 하자로 인해 실갱이가 있었는데 네팔 가게 상인으로부터

약간의 밀침과 위협적인 행위가 있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으니 화도 나고 어떻게 도와주고 싶은데 말도 안통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언니는 이대로 가면 안되고 꼭 사과를 받아야 한다며 경찰을 부른다고 한다

이 근처에서 포터와 저녁을 같이 먹기 위해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고 하여, 포터가 오면 잘 해결 되겠지 하고 헤어졌다

에베레스트 스테이크하우스 라는 곳을 갔는데 양도 많고, 값도 싸고, 맛도 있다

산미구엘 맥주와 먹는 스테이크 맛도 일품이고, 분위기도 좋고, 오랜만에 집사람과 큰 웃음소리까지 내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열이틀째날

아침 일찍 포터가 와 주었다

안 와도 버스정류장 위치도 알고, 차 안타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여서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정류장까지 큰 배낭을 들어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혹시 한국에 올 기회가 되면 꼭 연락하라 하면서 전화번호 알려주고, 포옹도 한번 하고 버스에 올랐다

이곳에 올 때 탔던 그린라인버스 요금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버스의 상태는 비슷해 보였다

다만 내국인들이 더 많이 탔고, 중간중간 정차하는 곳이 꽤 여러차례 있었다

한국 같으면 두 시간 정도의 거리뿐이 안되어 보이는 거리를 도로 사정이 워낙 열악하다보니 7~8시간 걸리는 것 같았다. 카트만두에 도착하니 매연과 먼지에 숨이 막힌다

카트만두의 중심인 타멜거리(우리로 치면 명동 같은 곳)에 있는 내일 숙박할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양해를 구하고 짐을 맡겼다

오늘은 우리동네 오래 전에 정착하신 분인데, 최근 몇 년전부터 우리동네와 네팔을 절반정도왔다갔다 하면서 사업을 하고 계셔서 그 분 집에서 신세를 지기로 했다

한국인 단체 트레커들을 상대로 일종의 여행사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네팔 오기전에 자문을 구했더니 너무 럭셔리한(요리사까지 대동) 것을 제안을 하길래 나랑은 맞지 않는 것 같아

내 나름대로 알아보고 예약하고 했는데,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도 카톡으로 일정에 대해서 물어보고,

엊그제 포카라에 도착했을 때도 카트만두에 오면 꼭 한번 들르라고 연락이 왔다.

그 분을 통해서 못했기에 웬지 미안하고 께림직 한데 연락까지 왔으니 안 갈수도 없어서 그 분이 사는 부다닐깐다 라는 동네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카트만두의 외곽지역인데 도심처럼 매연과 먼지도 많지 않아 쾌적한 편이었고 , 사는 곳은 단독주택 몇십 집이 모여있는

타운하우스로 출입을 통제하는 경비도 있는, 네팔에서는 상당히 부자들이 사는 곳 같았다

3층집인데 방 7개에 화장실 7개라 하길래, 왜이리 큰집을 얻었냐고 물었더니 상사 주재원을 상대로 숙식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고, 방학 때 한국 학생들 상대로 숙식하며 영어 공부도 하고 여행도 다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집은 고급 자재로 잘 지었는데 난방 시스템은 전혀 안되어 있어 춥다. 네팔이 원래 그렇단다

저녁은 닭도리탕과 네팔 술 럭시가 나왔는데, 오랜만에 먹는 한국 음식이어서 그런지 정말 맛있게 많이 먹었다

술을 즐겨하는 바깥 주인은 낮 술을 해서인지 잠을 자느라 같이 못 먹고, 집사람도 술을 못하고 해서 안 주인과 둘이 술을 마셨는데, 예전에 우리마을 이장까지 했던 여걸 답게 술이 어찌나 센지 내가 끝까지 대적하기 힘들 정도였다

좋은 침대에서 전기담요까지 켜 주어서 모처럼 편안히 잘 수 있었다

 

열사흘째날

우리 아이들 만나는 날이다

경비 아낀다고 중국 남방항공을 예약했었는데 중국에서 경유하는 과정에서 10여시간 기다려야 한다길래

지루해서 어떻게 기다리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항공사에서 무료 숙박을 제공 한단다

아침에 일어나 바깥주인과 가까운 힌두사원을 갔는데, 네팔은 웬만한 곳이면 외국인들한테 입장료를 받는다고 하는데 이곳은 그렇지는 않는다고 했다. 주말에 우리나라 교회에 사람이 몰리듯이 이곳도 그런 주말 같은 날인지 사람들이 꽤나 많이 모여 있었다

아침 먹고 카트만두에서 한국 식당을 제일로 크게 한다는 분이 오셔서 이야기좀 나누다 택시타고 다시 타멜거리로 왔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서 점심 먹고 차 한잔을 마시고 있는데 코리안걸들이 보이는게 아닌가?

포카라에서 헤어진지 불과 얼마 안됐지만 이곳에서 생각지도 않게 만나게 되니 정말 또 반갑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포카라에서 헤어지던 그 날, 기어코 경찰을 불러서 가게 주인이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 됐다고 한다.

이렇게 해야 다음에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둘 중에 언니는 참으로 억척스럽고 똑부러지는 여자인 것 같다

야간 로컬버스를 타고 오면서 네팔인 취객으로부터 약간의 시비가 있어, 불쾌하고 무섭기도 했던 모양이다

새벽에 도착해서 타멜지도를 보고 임의로 찾아온 숙소가 바로 이곳이고,

잠을 좀 자고 점심을 먹고 다시 들어왔는데 우리와 만난 것이다

언니는 조금있다 공항으로 출발해서 상해로 간다하고, 동생은 내일 인도로 간다고 한다

차 한잔 하자고 해서, 이야기 하던 중 아이들이 도착했다

세상에서 제일로 예쁜 딸, 그리고 듬직한 아들

이국이어서 그런지 더 반갑기도 하고, 그래서 한번씩 꼭 안아본다

짐을 방에 넣고 타멜거리로 나와, 코리안걸들이 강추했던 식당을 찾아 나섰다.

허름하고 작은 로컬식당인데 먹을 만하고 가격도 아주 저렴하다고 한다

헤매다가 겨우 찾았는데 듣던대로 작고, 허름하고 경사가 급한 계단의 2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주방에 일하는 사람도 많고 손님도 많았다

우리로 치면 20~30년전 도시 변두리에 서민들이 찾던 대포집 같은 분위긴데 메뉴는 의외로 다양하게 있었다.

딸 보고 알아서 주문하라고 해서 이것저것 시켰는데 절반은 괜찮았고 절반은 향 때문에 입에 맞지 않고

또 담배연기가 싫었지만, 도시에 사는 평범한 서민 네팔리언들의 삶의 일부를 조금은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고

한 끼 금액으로 네명이 먹었다는 것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다시 숙소로 들어와 포터가 짊어질 배낭과 개인 배낭별로 짐 정리를 다시 하고,

새벽에 출발키로 했기에 지프 시간을 다시 확인했다

난 외국 나오면 음식이 제일로 고역인데, 우리 딸은 한국음식 나오는데 말고 아무데나 가도 좋다고 한다.

뭐든지 새로운 걸 시도하려고 한다

집사람과 아들은 중간이다. 그래서 실패확률이 적은 스테이크를 먹기로 하고

타멜지도에 포카라에서 먹었던 집과 동일한 상호인 에베레스트스테이크하우스가 나와있어, 같은 체인점인지는 모르겠지만

포카라에서 맛있게, 양껏 먹었던 기억이 있어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식당에 들어가니 어라! 코리안걸이 그곳에 또 있는게 아닌가?

이국 땅에서 우연치고는 정말로 자주, 많이 만나는 것 같다 언니는 비행기를 간발의 차로 놓쳐 내일 출발한단다.

내가 낮에 괜시리 차 한잔 하자고 해서 비행기 놓친 것 같아 미안했다

아들한테 동생 여자가 참 괜찮은데, 아빠도 저런 며느리 얻었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아들녀석 하는 말이 자기 스타일 아니란다

지금 사귀는 여자 보단 훨씬 낫다고, 넌 지금까지 어떻게 못생긴 여자만 골라서 사귀냐고,

누굴 닮아서 그렇게 눈높이가 낮으냐고 했더니만

우리 마누라 하는 말.

엽(아들)은 자기를 닮아 눈높이가 낮은 거고, 그래서 자기도 못생긴 남자하고 결혼한 거고

나는 눈높이가 높아서 자기 같은 미인하고 결혼한 거란다

말을 말아야지

각기 다른 종류로 주문했는데 네팔산 맥주와 궁합도 잘맞고 하나같이 고기 맛이 괜찮았다

 

열나흘째날

아침 6시반에 지프와 포터2명이 도착하였다

랑탕 산행 시발점인 샤브루베시까지는 교통편이 다양하지 못하고 로컬버스를 타커나 지프를 대절해야 한단다.

 로컬버스는 요금이 3달러 정도이고 사람을 많이 태우다보니 버스 위에까지 사람들을 태우고 간다고 한다.

외국인은 돈을 더 받는 대신 버스 안에는 태운다고 하지만 시간도 9~10시간 정도 걸린다 하고, 가는 중에 절벽을 끼고 가는 길이어서 쳐다보면 현기증 정도가 아니라 공포스러울 정도라고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차가 밑으로 굴르면 시체를 찾기도 어려울 정도란다.

버스를 타고 가면 집사람이 다시는 안따라다닌다고 할까봐서 거금 180달러를 주고 지프를 대절한 것이다

목적지에 가까이 가면서 검문을 여러 곳에서 한다. 팀스(입산허가증) 확인하고 어떤 곳은 차 안에 뭐가 실렸는지도 확인한다.

약간 짜증이 나는 것이 필요이상 여러번 한다는 것이다

경찰이 했는데 조금가서 군인이 또 하고, 갈림길도 없었는데 검문소가 또 나타나고 하는 식이다

필요이상, 비효율적인, 쓸데없는 검문도 있어 보이고 우리나라 군사정권 때보다 훨신 더

군인과 경찰의 힘이 세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를 안내하는 운전기사와 포터가 그들 한테 굉장히 어렵게 대하고, 그들이 외국인인 우리한테도, 팀스에 나와있는 뻔한 질문 어딜가느냐?, 어디에서 왔느냐?, 북한이냐 남한이냐? 등을 물어보는데 그 태도가 거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공손하진 않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네팔이라는 나라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돈은 열심히 챙기면서 서비스는 영 아닌 것 같다

군인은 군인의 역할을, 경찰은 경찰의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데 국민의 봉사자, 보호자라긴 보다

위에서 군림하는 자세를 느낀 것이다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이 지역이 안나푸르나 지역 같지 않게 검문을 자주하는 것은 티벳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

중국정부가 티벳의 독립운동을 하는 불순분자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 네팔 정부에 상당한 경제적 지원을 하고

그 댓가로 네팔에서도 검문 활동을 강하게 한다고 한다.

우리도 36년동안 설움을 당했는데 티벳도 빨리 그 설움으로부터 빨리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둔체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우리나라의 작은 면소재지 같은 분위기이고, 하산은 이곳 둔체로 내려올 예정이다

책에서 읽은 것 처럼 밑을 쳐다보면 아찔하긴 했지만 공포스러운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았다

드디어 산행 시발점인 샤브루베시에 도착하였다.

신발끈 조여매고 각자 배낭 짊어지고 출발하는데 이쁜 딸 때문에 걱정이 된다

무릅이 아파서 병원엘 갔는데 대수롭지 않게 약만 처방하는 정도여서 나아지겠지 했는데

통증이 더 심해져서 몇 달전에 전문병원에 가니까 연골상태가 많이 안좋다 하면서 오래동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랑탕지역으로 오게된 이유도 계단이 없다해서 딸 때문에 이리로 오게 되었다.

테이핑도 하고, 무릅보호대도 하고, 약도 가져왔는데 많이 아프게 되면 중간에 내려올 생각을 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ABC 갈 때 보단 나무 그늘도 많고 분위기는 약간 다른 것 같다

아무리 비수기라 해도 사람이 너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보이질 않는다

버스를 타고 왔으면 샤브루베시에서 잘 예정이었는데 새벽에 출발한 관계로 시간 여유가 생겨 랜드슬라이드까지 가기로 했다

딸은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무거운 카메라를 목에 걸고 가면서 연신 셔터를 눌러 댄다

아들은 제대한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씩씩하게 잘도 걷는다

안나푸르나에서는 오전, 오후 두 번씩 롯지에서 쉬면서 차를 마실 때 우리 부부만 먹기가 뭐해서 포터도 사주었는데,

이곳에서도 차를 마시면서 포터에게 같이 시키라고 이야기했더니만 포터 하는 말이, 그럴 필요가 없단다.

왜냐하면 자기네들은 어느 롯지에서나 서비스로 준다고 한다.

그 얘길 들으니 지난번 포터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차 한잔 값이 아무리 적은 돈이라 할지라도 내가 돈을 주고 고용한 포터가 롯지에서 서비스로 마실 수 있는 차를 계속해서 내가 돈을 내게 했다고 생각하니 괘씸하기까지 했다

5시경에 랜드슬라이드 롯지에 도착했다. 4명이 같이 잘 수 있는 방이고,

짐을 풀고 있으니 포터가 메뉴를 갖고 들어와 저녁 주문을 받는다.

침낭은 2개인데 좋은 것은 딸, 다음 것은 집사람, 나와 아들은 그곳에 있는 별로 덮고 싶지 않은 이불을 덮어야 한다

여기도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식당은 개스등을 켜 놓았다

아들은 줄기차게 볶음밥을 먹고, 딸은 새로운 메뉴에 계속 도전하고, 집사람은 딸과 상의해서 딸이 먹지않는 다른 메뉴를 시키고, 나는 맨밥에 계란후라이 또는 감자 삶은 것에 소금 찍어먹는 패턴이다

애들이 오니까 변화가 생겼다. 방에 빨래줄 걸고, 물 떠와서 끓이는 일을 아들이 한다

아들이 자발적으로 하는데 집사람은 아들을 부려 먹는다고 못마땅해 한다

남편보다 다큰 애들 챙기는 집사람이 난 더 못마땅하다

그런 것이 엄마의 마음인가 보다

안나푸르나에서는 밤이 너무 길어 힘들었었는데, 여기서는 가족이 한데 모이니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길어지고 정말 좋다.

이런 시간이 길었으면, 한국에서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지만 현실은 돌아가면 각기 바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수통에 끓는 물 부어서 집사람과 딸 침낭속에 넣고 모두 누웠다. 두런두런 이야기 하다가

그만 자자.

이렇게 우리가족이 한데 모여 히말라야의 첫날밤은 깊어 갔다

 

시누아 롯지에서 네팔 민요인 레쌈피리리 연주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소년

 

시멘트를 운반하는 당나귀 행렬

안나푸르나 마지막 밤의 야경

안나푸르나와 작별하는 날.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깨다

포카라 댐사이드에서 레이크사이드로 가는 길

드디어 랑탕에 입성

롯지 주방.

우리나라 옛날 아궁이와 비슷한 면이 있는데, 이곳은 굴뚝이 없고 벽면이 뚫려 있음

롯지 화장실

깨끗하고 양호한 상태임

간혹 양변기가 있는 롯지가 있는데, 청결상태가 안좋아서 제발 없기를 바람

 

너무 귀엽죠?

아들

삶은 감자

값도 싸고 향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 즐겨 먹음

 


-김용호-

기~인 여정 (旅程)길에 또 하나의 여심(旅心)을 달래줄수 있는
이쁜~따님과 늠름한 아드님의 상봉은 날개를단듯 걸음걸이가, 가벼우셨으라라 믿습니다...
기행문 간간히 사모님과의 대화는 양념소금마냥, 독자로 하여금 입가에 미소ㅡㄹ 머금게 합니다....ㅎ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니, 동행한듯, 또렷히 뇌리에, 입력되지 싶습니다....

화려(?)했던 지난날들은 전설(?)에 묻어두시고,
오랜~인고로 완성한 원장(전무)님의 손때와 사람냄새가 배인 고풍스러운 고메똥골 에서
이젠 설피마을 주민이 다되신, 원장(전무)님~!
녹녹하지만은 아니할 그곳 생활에, 적응하시며, 어렵게 기획하시고 실행하셨든 이번여행길이 좋은 추억과함께 ,
앞으로의 생활에, 활력소가 되였으면 하는 바랩입니다만,
작금에이르러또다시, 일상에 돌아온현실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ㅎ

길게, 그리고 지루하지않게, 사모님과의 대화도 간헐적으로 집필하셔서
읽어 내려가는 도중 피식~웃어가며, 아주~재미가 쏠~쏠~ 했답니다....^^
틈만나면 원장님의 네팔여행기를 다독하면서, 영혼(?)여행 을하곤한답니다......
감사합니다....원장님~~!!
늘~건강하셔야 하구요........

 

-마루터기-

근데~그림 밑에서 3번째 나무 막대기에 메달아놓은
요상하게생긴 나무항아리(?) 같은 것은 무엇하는것인지 긍금해지는군요....
그~속에 무얼~말리는 것인지.....참~특이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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